마지막 통역사가 지켜본 김前대통령

 

"배려 넘치는 따뜻한 분…영어 수준급"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외국 조문객의 통역을 도맡는 여성이 있다. 바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통역사 변주경(36.여)씨다.

그는 지난 1년여간 해외든 국내든 주요 일정이 있을 때마다 고인과 동행하며 늘 한 발짝 뒤에 서 있었고,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한 뒤에는 이희호 여사 등의 통역을 맡기 위해 병원을 자주 찾았다.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하기 나흘 전인 지난달 9일 영국 BBC 방송과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통역을 맡았던 이도 변씨였다.

그는 고인의 마지막 언론인터뷰였던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전)대통령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들었고 피곤하신 모습도 자주 봤는데 이날은 건강이 좋아 보이셨다.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무척 기뻐하셨는데 그게 마지막 자리가 될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입원하신 이후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며 마음을 졸였다"며 "서거 소식이 전해졌을 때는 땅이 꺼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변씨가 가장 큰 감명을 받은 김 전 대통령의 성품은 `노력하는 자세'였다.
작년 9월 노벨위원회 국제회의 참석 때 김 전 대통령은 통역 없이 원고를 직접 영어로 읽으면서 기조연설을 했는데 그 뒤에는 엄청난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변씨는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변씨에게 연설문을 읽어 녹음해 달라고 부탁한 뒤 억양과 숨 고를 부분까지 상세히 표시한 원고를 들고 반복해서 연습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변씨는 "(김 전) 대통령께서 회의장에서 전달력 있게 연설문을 읽어 내려가는 것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께서 적으신 메모 중에 `내 인생에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힘껏 살았기에 후회는 없다'는 부분이 있는 걸로 안다"며 "인생에서 닥치는 어려움을 숙제라 생각하고 잘 해치우신 것 같다"고 말했다.

변씨는 김 전 대통령을 "배려심 넘치는 따뜻한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영어가 수준급이었던 (김 전) 대통령께서 통역을 듣고 있다가 내가 빠뜨린 부분이 있으면 무안하지 않게 배려하며 지적해주시곤 했다"고 고인의 온화한 성품을 떠올렸다.

김 전 대통령은 오찬ㆍ만찬에 배석해 통역하느라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던 변씨에게 늘 "밥을 못 먹어서 어쩌니. 미안하다"며 일이 끝나자마자 식사를 하도록 배려하고 "수고했다. 잘 했다"는 말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건넸다고 한다.

변씨는 "다른 통역사들에 비해 (김 전) 대통령을 모신 기간이 길지는 않은 편이지만 1년 남짓한 짧은 기간에도 내게 세상을 새롭게 보는 눈이 생기게 해 주셔서 존경심이 들었다"며 "내게는 정말 고마운 분인 대통령께서 하늘에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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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 金太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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