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에게는 대통령님이 필요합니다."    - 한명숙 전총리-

김대중 대통령님의 입원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가신 노무현 대통령님에 대한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김대중 대통령님마저 입원을 하시다니….

“내 몸의 절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며 애통해하시더니, 결국 가슴에 묻은 상흔이 병이 되셨나 봅니다. 영결식장에서 권양숙 여사님의 손을 잡고 통곡하시던 그 울음소리가 제 귓가에 울려옵니다. 슬픔이 너무 커 댁에 돌아가셔서까지 울음을 멈추지 못하셨다 들었습니다.

다행히 병세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고 하니 비로소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하루 바삐 훌훌 털고 일어나십시오. 다시 저희들에게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고 호통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직 저희에게는 대통령님이 필요합니다.

‘대단한 사람’ 김대중
‘대단한 사람’... 제가 ‘김대중 대통령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말입니다. 숱한 정치탄압과 회유에도 흔들림 없이 꿋꿋이 한길을 걸어오신 분,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남다르신 분, 가진 것 없고 소외된 사람에 대한 깊은 배려를 가지신 분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님입니다.

그 배려의 밑바탕에는 사람에 대한 따뜻함이 함께합니다. 불의와는 결코 타협하지 않으시지만 가슴에는 사람에 대한 배려와 도타운 정을 오롯이 간직한 분이십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의 정치적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박정희 군사정권에 맞서다 납치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시고, 전두환 군사정권에서는 사형선고까지 받으셨습니다. 하지만 죽음 앞에서 조차 나라와 민주주의를 위해 당당하셨습니다.

목숨마저 빼앗길 뻔했던 군사독재 정권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수십 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셨지만 역사적 용서를 실천하셨습니다.

단 한 차례의 정치적 보복도 하지 않음으로써 ‘보복 정치’의 끈을 끊어버렸습니다.

1989년 12월, 국회에서 ‘가족법’이 획기적으로 개정될 때의 일입니다. 여성의 권리에 대해 그 어떤 남성 정치인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을 때, 김대중 대통령님은 가장 적극적으로 앞장 서 주셨습니다.

대통령님은 국회에서 가족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야당의원들 모두가 박수를 치자고 제의하셨답니다. 그것은 남녀평등의 시대가 개막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을 축하하자는 의미였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간신히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통과를 선언하는 의장의 방망이 소리가 세 번 울렸지만 김대중 대통령님 외에 어느 누구도 박수를 치지 않았습니다. 모든 남성의원들은 박수는커녕 남자들 권리를 다 빼앗긴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김대중 대통령님은 여성권익에 관심을 가지고 앞서가는 분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도 사회적 약자와 우리의 사회의 낮은 곳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정치적으로 실천하신 분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나서야 합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시민사회 활동가로 남아 있고 싶었지만 대통령님의 두 번째 권유를 끝내 외면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의 한명숙이 분에 넘치는 국민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받고 있다면, 국회의원과 초대 여성부장관으로 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덕분입니다. 대통령님은 저에게 있어 정치적 스승을 넘어 삶의 방향을 굳건하게 지켜주시는 정신적 지주이기도 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낙선한 후 대통령님을 뵈러 갔습니다. 당시 제 심정은 자연스럽게 정치 일정이 정리되었으니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조용히 한 사람의 시민으로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저의 그런 낌새를 눈치 채셨는지 대통령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한 총리, 절대 정치 은퇴 같은 것은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를 보세요,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나는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이며 대통령에 세 번이나 떨어진 사람이에요.

지금 이렇게 나이 들었어도 일을 하는데 한 총리는 나라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아요.

젊은 사람이 선거 한 번 떨어졌다고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대통령님 덕분에 저는 졸지에 ‘젊은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당신께서 몸소 실천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병마와 함께 사시는 팔십 중반의 연세이시지만 지금 불의한 세상과 가장 치열하게 싸우는 정치인은 바로 김대중 대통령님이십니다.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
지난 달 6·15 공동선언 9주년 기념행사가 끝난 후 행사위원들과의 오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1년 남짓 만에 이렇게 후퇴한 것을 보면 꿈을 꾸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가 얻은 민주주의라도 지키기 위해 싸우지 않으면 없어져버립니다.

젊은 당신들이 나서야 합니다.”
나는 매일 밤, 이 나라를 위해 기도하신다면서 눈물을 글썽이셨습니다.

“예수님,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서민경제와 남북관계가 모두 위기입니다. 이제 나는 늙었습니다. 힘도 없습니다. 능력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하실 수 있는 힘이 있으니 당신이 우리들에게 최대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김대중 대통령님의 삶과 정치의 밑바닥에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랑과 용서의 신앙이 깊게 흐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링컨처럼 ‘기도하는 정치인’,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고 보너스 인생을 사는 신앙인으로서의 정치인임을 직접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김대중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할 차례입니다.

이 땅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온 김대중 대통령님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그리고 당신께서 지키고자 했던 숭고한 민주주의 가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이 기도는 우리와 우리의 아이들, 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기도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필요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보내고 우리는 그분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연로하시고 병마 속에서 홀로 불의와 맞서 싸우시는 김대중 대통령님과 함께하는 심정으로 대통령님의 쾌유를 위해 기도합시다. 아직 우리에게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필요합니다.

힘내시고 다시 일어나시어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되살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들려주십사 응원의 마음을 모아 보냅시다.

쾌유를 비는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드리면 어떨까요?
<김대중 평화센터> 홈페이지를 방문해 힘내시라, 따뜻한 글 한 줄 올려드리면 큰 기운을 얻으실 겁니다.

아니면, 쾌유를 기원하는 한 마리 종이학이라도 접어 병실로 보내드리는 것은 어떨까요?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평화 그리고 힘없는 이들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한평생 싸워 오신 김대중 대통령님께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모아 보냅시다.

우리가 힘을 모아 나서면 민주주의는 그만큼 더 빨리 옵니다.

2009년 7월 19일


한 명 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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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 金太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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