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장 민 박형남기자] 천호선 전 대변인은 친노신당 창당에 대해 대체적으로 말을 아꼈다. 재보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 탓인지 다소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신당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는 정연한 논리를 갖고 있었다. 청와대 대변인 출신답게 말은 가렸지만, '기존 정당과 전혀 다른 당을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천 전 대변인 중심으로 신당 논의가 시작된 것은 작년. 계기는 촛불집회였다. 그는 "촛불집회를 보면서 이제는 정말 참여민주주의를 한 단계 높일 때가 왔다고 생각했다. 한계는 있지만 높아진 국민의 참여의식을 인터넷 등과 결합하면 진정한 참여정치가 가능하고 그 틀을 만들어야 겠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친노신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까지 정식으로 보고 드리지는 못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도 신당 논의를 위한 워크샵을 개최하던 도중 전해 들었다. 당초 신당 준비팀은 신당 창당을 각 지역 대표들과 결정하고 대국민 제안을 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7월경 노 전 대통령에게도 정식으로 보고드릴 계획이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은 다른 라인을 통해 천 전 대변인 등이 신당을 추진 중임을 알고 있었으나 이에 대해 별도의 의견을 내 놓지는 않았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의 신당에 대한 생각과 참여는 미완으로 남았다.



촛불집회 보고 신당 창당 결심…"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미뤄졌을 뿐"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노무현의 뜻과 생각'을 중시해온 신당 추진세력에 큰 충격이었다. 더 깊은 고민과 숙고의 시간을 갖게 했다.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서거하면서 본격적인 '유고 정국'이 조성됐다. 민주세력의 대통합이 거론되는 마당에 공개적인 신당 논의가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천 전 대변인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적 각성, 이로 인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당을 담아낼 기존의 정당과 다른 차원의 정당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천 전 대변인은 "기존정당은 지도자들의 정당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의원 제도이다. 대의원이 지역 국회의원의 손발이다. 당원들이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권리를 누리며 그들에 의해 지도부가 구성되어야 하지만, 우리는 너무 전근대적으로 당이 운영된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국민참여정당은 창당 방식은 철저히 당원 중심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몇 명의 위원들이 모여 규칙, 정책들을 만들었지만 저희는 인터넷을 통해 국민 참여도를 높이고 국민들이 정책을 말하는 게 핵심이에요. 즉 국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아래로부터 당을 만들기 위해 토론을 많이 하죠. 그래서 국민들이 신당의 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만들어가는 중입니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죠.”



민주당 세력 구조는 '변화 불가능'…"열린우리당 실패는 '본보기'"


신당은 그동안 이병완, 천호선 등 창당준비위 관계자들이 전국을 돌면서 지지자 대상 토론회와 강연회를 개최했다. 당원가입은 철저히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초창기 400~500명으로 출발한 신당은 현재 5000여명의 신규 당원을 확보했다. 신당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열린우리당 창당 시 처음으로 정치에 참여했다가 좌절과 교훈을 경험했다. 이 탓인지 발기인 격인 5000명은 대부분 계좌이체를 통해 당비를 납부하는 등 '충성도'가 높다.


"자기 돈을 내고 자기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5000명 모였습니다. 앞으로는 온라인 못지않게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조직 구축에 나설 겁니다. 창당 시까지 2만에서 3만 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는 인터넷에 기반하고 사무처 등 불필요한 낭비요인이 적은, 경량정당입니다. 2만~3만 수준까지 당원이 모이면 당이 무리 없이 굴러갈 것입니다. 우린 당을 완성하기 보다는 몇 년 간에 걸쳐서 당을 완성해 나가겠다는 생각입니다."


신당 추진 세력이 가장 자주 듣는 얘기가 이른바 '야권 분열론'이다. 이에 대한 천 전 대변인의 생각은 확고했다. 새로운 시장수요를 창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 입당한다면 ‘민주당이 변화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어요. 국민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민주당 세력 구조를 볼 때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신당 창당에 회의적인 분들도 민주당의 개혁가능성에 대해선 우리보다 더 비판적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경쟁과 협조'의 대상이다.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이 치러질 때는 민주당과 연합할 계획이다. 그는 "구식 군대를 인정함과 동시에 신예부대를 만들어 합동작전을 펼쳐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당 창당 당위성에서 대해 강하면서도 차분하게 얘기를 꺼내던 천 전 대변인은 ‘제2의 열린우리당’로 비쳐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개혁당은 해보지도 않고 스스로 철회한 것이고, 열린우리당은 정당 정치인들의 위주로 정당 활동이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의견을 묻지 않고 자기 뜻대로 정치하는 문화가 지속되었어요. 두 문화를 하나의 제도로 묶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의 검증이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저희는 어느 한쪽의 문화도 따르지 않을 계획이에요. 저희는 곳곳에 도시라고 있는 위험요소가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토론·대화 통해 정책 선정…"재보선 이후 인물 영입하겠다"


지금은 준비 단계’에 있기 때문에 당장 ‘획기적인 정책’은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국민적 토론과 국민 참여적인 정책생산방식을 통해 창당에 맞춰 주요정책들을 선정,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최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신당 참여를 결정하면서 창당 작업에 탄력이 붙었다. 대중성이 높은 유 전 장관의 가세와 함께 본격적인 인물 영입을 예고하고 있다.


“유 전 장관의 참여로 인물영입에 탄력을 받은 것은 사실이에요. 그러나 여전히 의견이 분분해요. 정당 개념에 동의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정치적 개념에는 동의하나 아직 이르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죠. 비록 지도자의 부족과 결핍을 느끼지만 이제는 당원 중심 구조를 만들어 중장기적으로 지도자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11월부터 공감할 만한 인사들에게 입당 제의를 할 예정이에요. 또 ‘민주당이 변해야 된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분들, 그리고 공감은 하되 참여의사가 없는 분들에게도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네요. 많은 분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낯설은 정치인 직함, 그러나 새로운 도전 "시대 이끌 수 있는 정당 만들겠다"


참여정부 대변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이름을 알린 그는 아직 대중 정치인이라기보다는 학생운동의 순수성을 간직하고 끊임없이 현실정치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는 '개혁파'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는 개인적 욕심을 떠나 오랫동안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새롭게 시작한 천 전 대변인의 정치인생과 실험이 어떤 과실을 맺을지 향후 그의 행보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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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 金太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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