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시 예언했던 내 글이....
지금 대통령 후보가 되어져 있는거 봐서는...... ^^
다시 보는 그 당시의 블로그의 스크립했던 포스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 고용창출 안 된다”
“젊은이들 고용률 OECD 최저”
“젊은이들은 불평 말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정치 입문? 십고초려하면 모를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일보빌딩 6층의 안철수연구소는 좀 어수선했다. 잠시 후 만난 박근우 커뮤니케이션팀장은 “10월에 판교로 이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무실 벽 한쪽에는 판교 신사옥 건물 이미지가 붙어 있었다. 번듯한 사옥이었고, 판교의 요지에 자리잡고 있었다. 안철수연구소는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이 1995년에 설립한 국내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V3로 유명하다. 안 교수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박 팀장은 “안철수 박사님에 대한 강연 요청이 1년에 3000건 정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안 교수의 인기가 높은 줄은 짐작했으나, 그렇게 많은 사람이 그를 원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안 교수는 검은색 양복을 단정하게 입고 방에 들어왔다. 동안(童顔)이었고, 피부는 우윳빛에 깨끗했다. 1962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쉰인데, 그리 보이지 않았다. 나이가 무색할 만큼 머리칼도 검었다. 그는 부끄럼을 타는 성격으로 보였다. 하지만 안 교수의 부드러운 말투 속에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한 분노가 묻어났다. 안 교수는 “공정사회와 상생은 대통령이 꺼낸 화두인데 화두만 꺼내고 후속조치가 없으면 분노가 더 커진다”고 했고, “우리 사회 20·30대에겐 상생이 안 되는 데 대한 분노의 에너지가 많이 쌓여 있다”고 했다. 그는 “사회구조를 바꾸는 최선책은 결정권자들에게 달려 있는데 그게 안 되면 대중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선거 참여율이 굉장히 높아질 것 같다. 20·30대 투표율이 50%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때로 격정적인 단어를 사용하는 등 안 교수의 말에선 굉장히 강한 분노가 느껴졌다. 기자가 ‘분노가 느껴진다’고 했더니, 안 교수는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원래 말을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안 교수는 또 “기득권이 과보호되고, 권력층이 부패하고, 상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고, 계층 간 이동가능성이 완전히 닫히는 그 순간 나라가 망한다.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시장이 불공정한데 정부가 감시자 역할을 못하고 있다. 불공정거래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뒷짐지고 있다. 지금은 무법천지다. 약탈 행위가 일어나는 무법천지를 정부가 방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연예인 수준으로 지명도가 올라갔다. 얼굴이 알려져서 영화도 맘 놓고 보러 가지 못한다고 얘기했던데.
“사는 게 참 불편하다. 적성에 안 맞는다. (안철수연구소) 사장 끝나고 교수로 돌아갔을 때 예전같이 언론에 날 일도 없어 맘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그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불편하다.”
- 직함만 20개를 갖고 있다. 이 시대가 안 교수를 필요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지금까지 잘해왔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할 거라는 기대 때문인 것 같다. 주식으로 따지면 주가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선(先)반영된 거라고 할까. 그런데 지금보다 더 뭘 어떻게 하라고 하는지.(웃음)”
- 의사, 소프트웨어회사 경영자를 거쳐 지금은 교수다. 경력 중 어떤 부분이 우리 사회에서 안 교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고 보나.
“성과물보다 과정에 대한 평가라고 본다. 우선 개인적으로 한번도 도중에 그만둔 적이 없다. 의사도 박사 학위를 받고 의대 교수까지 했고,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도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백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몇 사람 중 하나이고, 경영자로서도 안철수연구소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회사로는 가장 크다. 교수는 진행형이다. 과정 중에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았다. 다른 선택을 할 때도 단순한 욕심이나 돈을 위해서가 아니었다는 진심이 전달되었다고 본다.”
- 주간조선이 지난 5월 16~22일자에서 안 교수를 커버 인물로 했다. 기사 제목이 ‘왜 안철수인가’였다. 왜 이 시대는 안철수를 필요로 하고, 젊은이들은 왜 안철수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특히 젊은이들이 가장 본받고 싶은 멘토로 꼽는데, 이유가 뭘까.
“교수란 직업의 영향도 있다. 교수가 되어 20대 초반 젊은이들과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 이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다른 교수들과는 달리 정년보장을 받고 카이스트에 갔다. 늦은 나이에 연구한다고 하지 말고, 지금까지 해왔던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 열심히 해달라, 카이스트의 이름을 알려달라는 주문이었다. 이에 맞춰 저 역시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했다.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 교수가 됐고, 이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다 보니 가르치는 학생 말고도 많은 학생이 면담 신청을 해왔다. 거의 절반쯤은 내게 찾아와서 말하다가 운다. 얼마나 믿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으면 그렇겠나 싶었다. 저도 20대에 했던 고민들이다.
그러다가 기회가 될 때마다 학생들을 상대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제가 강연 요청을 1년에 3000건 정도 받는다. 매일 열 건씩 받는 셈이다. 1년에 80회 정도 외부 강연을 한다. 맡은 일도 있고 해서 한계가 그 정도다. 강연장에는 청중 수가 제일 적을 때가 1500명 정도, 많으면 3000명이 넘어간다.”
- 최근 인상적이었던 강연을 꼽는다면
“대전 충남대 강연에 3000명이 왔다. 학생들이 와서 앉다가 자리가 차니 계단에 앉게 되고, 계단도 차니 그 다음에는 강연장 강단 위로 올라와서 앉았다. 제가 사진이 있다.”(안 교수는 휴대폰(아이폰 3G 모델)을 꺼내 저장된 사진을 보여줬다. 안 교수와, 같이 대담하는 ‘시골의사’ 박경철씨가 의자에 앉아 있고, 강단 위의 바닥에 학생들이 빼곡히 앉아 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 놀랍다. 이렇게 많이 학생들이 몰리다니.
“광고를 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미리 접수를 받는다. 광고를 안 해도 이렇게 많이 온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가? 청년들이 얼마나 많은 열망을 가지고 있고, 또 이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이집트에 민주화운동이 진행된 이유가 결국은 청년실업 때문이라고 하더라. 어떤 사회든지 청년실업률이 25%가 넘어가면 체제가 전복된단다. 우리나라가 명목상으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청년실업률이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청년고용률로 넘어가면 문제가 다르다. 지난번에 한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청년고용률이 OECD 국가 중에서 꼴지였다. 심각하다. 이게 더 심해지면 체제 전환도 된다. 왜 이런 것에 관심을 안 두는지 모르겠다. 제 강의에 이렇게 많이 찾아오는 것이 그 관심의 반영인 것 같다.”
- 언제부터 ‘청춘콘서트’를 해왔나.
“3년 됐다.”
- ▲ 충남대에서 열린 안철수 교수와 의사 박경철씨의 대담. 강단 위까지 학생들이 빼곡하게 앉아 있다. photo 안철수
- 어제(7월 25일) 춘천대 강연에서는 어떤 말을 했나.
“박경철 원장과 대담을 하며 전국을 다닌다. 둘이서만 얘기하면 식상하고, 재미없으니까 항상 게스트를 한 명 초청한다. 나름대로 전문성 있는 사람을 부른다. 어제는 주철환 PD가 왔다. 그분이 꿈에 대해서 말했다. 재밌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이런 얘기였다. 사회문제 전문가가 오면 사회문제를 얘기한다. 어제는 게스트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 젊은층의 고민이 무엇인가.
“도대체 뭘 하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뭐가 적성에 맞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사회에서 주어지는 트랙별로 가는 게 썩 내키지 않는데 다른 대안이 없다는 거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적성과는 상관없이 그냥 능력이 돼서 고시 공부해서 공무원 되고 의사 되고 한다. 그 자체도 자신에게 불행한 선택이다. 카이스트는 서울대와 같이 그나마 형편이 나은 상태인데도 그 학생들이 울기까지 했다. 그러니 다른 학생들은 오죽 하겠나? 건강한 사회가 되려면 공부 잘하는 학생, 능력 있는 학생들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모험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능력 있는 학생들은 설사 실패한다 하더라도 세컨드 찬스(second chance·제2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들보다 차순위에 있는 학생들이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맞다. 근데 한국은 제일 스펙 좋고 공부 잘하는 순서대로 가장 안정적인 쪽으로 간다. 그러면 사실 나머지는 어디 갈 데가 없다. 이게 전체적으로 불행하게 만드는 구조인 것 같다.”
- 능력 있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곳에 가려는 건 당연하지 않나.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으면 일단은 도전한다. 월급 받을 생각 안 하고 일에 몰두한다. 열심히 해서 남 주는 일보다는, 자신의 일을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다. 한국인처럼 세계에서 가장 독립심이 강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런 쪽으로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사회 모순이 더 큰 힘으로 억눌러서 꼼짝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게 현재의 모습이다. 젊은 사람들은 여기에 깔려 있다. 그것도 가장 아래에.”
- 사회적 모순이란 어떤 것을 말하나.
“예를 들면 일자리인데, 사람들이 절망한다. 대기업 일자리가 지금까지 200만개를 넘은 적이 없다. 작년엔 더 줄었다. 내용을 보면 더 처참하다. 작년에 늘어난 대기업의 일자리 대부분이 신입 직원이 아닌 경력직이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길러놓은 직원들을 대기업이 연봉 천만원 더 주고 데리고 온 거다. 나라 전체로 보면 고용 창출을 한 것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을 했다. 공무원은 조금 늘어 1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두 개를 합하면 300만명이다. 예를 들어 5000만명 중에서 2500만명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하면, 대기업과 공무원을 제외하고 2200만개가 필요하다.
이건 다 중소기업이 해야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불공정거래 관행으로 이익을 못 내게 하니까 고용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다. 기존의 직원들도 월급을 못 준다. 마지막 남은 탈출구가 창업인데, 새싹들을 짓밟는 우리나라 대기업 때문에 이것도 안된다. 대기업이 빨아들이는 것이 무섭다. 청년들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대기업이 만드는 일자리 200만개 중에 새로 나오는 것 일부와, 고시 공부를 통한 공무원 자리, 그것밖에 없다.”
- 젊은이들에게 강연할 때 사회구조가 잘못되어 있으니 방법을 찾아 고쳐 보자고 한다고 들었다. 뭘 얘기하나.
“사회구조를 바꾸는 가장 최선책은 기존의 결정권자들이 바꾸는 것이다. 그게 제일 좋다. 사회적 무리도 없고, 비용도 제일 적게 든다. 그게 안 되면 차선책이다. 차선책은 대중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문제 해결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결국 그 방법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대목에서 기자는 놀랐다. 안 교수가 대중적인 혁명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해서다. 그래서 바로 물었다.
- 대중적인 문제 해결책은 무엇이 있나.
“대중이 움직여서 하는 방법 중에 제일 비용이 적게 드는 건 선거다. 내년에 선거 참여율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20·30대 투표 참여율이 50%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지금 20·30대가 전체 인구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면 달라진다.”
- 왜 젊은이들이 내년 선거에서 투표를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나.
“자기들을 무관심하게 내버려둬서 고통을 당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많이 퍼져 있는 것 같다. 물론 제가 접한 것은 전 국민의 조그만 샘플에 지나지 않지만 최소한 제가 접한 사람들은 다 그렇다. 전국 강의를 하면서 들어보면 그전에 별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듯하다.”
-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얘긴가.
“일자리도 고쳐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사실은 어떻게 하면 이 양극화를, 해소는 꿈 같은 이야기고, 최소한 심화되는 것만이라도 멈추게 할 수 있는지, 공정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공정은 대통령이 꺼내신 화두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상생도 대통령이 꺼낸 화두다. 사실은 상생이 가장 중요한 화두다. 근데 화두만 꺼내고 후속조치가 없으면 분노가 더 커진다. 차라리 안 꺼내는 게 낫다.”
- 우리 사회에 상생이 안 되는 것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가 많이 쌓여 있나.
“물론이다. 20·30대가 가장 심하다.”
- 이대로 가면 세대 간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50대와 20대가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갈등을 벌일 수 있다는 게 그중 하나다. 국민연금을 둘러싼 갈등도 한 예다.
“그게 만약 벌어진다면 대리전이다. 주범들은 다 뒤에 숨어 있는데.”
- 사용하는 단어가 격하다.
“구어체이기보다 글 쓰듯이 말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렇다.”
- 우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핵심이 무엇인가.
“우리의 현재 시스템은 기득권 과보호 시스템이라 별 노력을 안 해도 갖고 있는 파워로, 시장지배력으로, 일등을 유지할 수 있다. 별로 노력 안 하고 이익 많이 내고 그러다가 결국 실력이 뒤처져서 외국과의 경쟁에서 못 이겨 어렵게 되고, 국민 세금으로 그걸 유지해주고, 이런 악순환의 사이클에 들어 있다. 그걸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로마가 망할 때도 그러더라. 기득권이 과보호되고, 권력층이 부패하고, 상하 격차가 심하게 벌어지고, 계층 간 이동가능성이 완전히 닫힐 때, 그때가 나라가 망하는 순간이다. 지금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역사는 반복된다. 역사가 계속 되풀이되는 이유는 ‘나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교만 때문이다. 나는 옛날 사람에 비해 훨씬 많이 알고 능력도 뛰어나고 그래서 나한텐 저런 일이 안 생긴다고 생각하는 교만이 역사를 반복하게 한다. 지금도 예외가 아니다.”
- 대기업 과보호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시장이 불공정한데 정부가 감시자 역할을 못하고 있다. 불공정거래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뒷짐지고 있다. 여러 가지 규제가 풀어지는 것은 좋다. 저는 기본적으로 자유시장주의자이다. 축구 경기를 할 때 규칙이 너무 많으면 선수들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보고 있는 관중들도 재미가 없으니 규칙을 간단하게 한다. 이것은 좋다.
근데 규칙을 간단하게 하는 것이랑 심판을 철수시킨다는 것은 다르다. 규칙을 간단하게 해놓고 심판이 아무도 없으면 거기서 반칙을 한들 누가 막을 수 있겠나. 약탈 같은 불법 행위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볼 만한 게임이 안 된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보면 금산(金産)분리도 완화하고 출자총액제한도 풀리고 있다. 거기에 따라서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감시기능을 동시에 강화해야 한다. 근데 감시기능은 오히려 약화하거나 그대로 두고, 규정도 없으니 지금은 뭐 무법천지다. 약탈 행위가 일어나는 무법천지를 정부가 방조한 거다.”
- 강남좌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념 논쟁은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외국사람한테 물어봤는데 이념 논쟁을 지금까지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같을 순 없으니까,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니까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현실이 더 절박한데, 제가 이과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념 논쟁을 할 때가 아니고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념 논쟁에만 휩싸여 있다. 편을 나누는 분위기에 약간 분노를 느낀다. 이념 논쟁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본다.”
- 주간조선의 젊은 독자들에게 한 말씀해 달라.
“불평이란, 우리의 인생을 가장 좀먹는 존재인 것 같다. 아무한테도 도움이 안 되고 자기에게 해가 된다. 불평이란 그냥 앉아서 누구 탓만 하는 거다. 문제해결을 남한테 던져주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자기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 불평이다. 비록 열악한 환경이 자신에게 주어졌더라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산다면 결국 자신에게 보탬이 된다. 자기 스스로 자기 인생의 주인으로서 그 상황을 탈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직장을 못 구했다고 불평을 하기보다는 직접 창업에 뛰어들든지 다른 쪽으로 노력을 하든지, 어떤 식으로든 노력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젊은이들 대상 강의에서 강조하는 내용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 정치권에서 안 교수를 탐내지 않나.
“10년 전부터 그래 왔다. 제가 (서울) 수서에 살 때다. 30대 후반 때인데, 국회의장 지냈던 분이 찾아와서 국회의원 제안을 했다. 총선 때마다, 지금 벌써 세 번 이상 제안을 받았다. 서울시장 후보, 장관 후보, 위원장, 청와대 수석까지 종류별로 다 받았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나이가 그쪽 비슷하게 접근해 가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 뜻이 맞는 대통령이 삼고초려하면 생각해 보겠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던데.
“삼고초려가 아니고, 십고초려였다. 그 말을 했던 이유가 자존심 센 사람들이 두 번 이상 부르는 경우도 별로 없었고, 더구나 열 번은 아무도 안 부를 거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다.”
인터뷰를 끝내고 안 교수의 사진을 찍기 위해 방에서 나왔다. 박 홍보팀장은 넓은 사무공간 한쪽 구석의 테이블을 가리키며, 안 박사님이 가끔 오시면 사용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냥 툭 터져 있는 공간 한쪽일 뿐, 회사 창업자이자 대주주, 이사회 의장의 공간이라곤 생각되지 않았다. 안 교수는 판교로 사무실을 옮겨간다고 하며, “거기는 아예 사장 방도 없다. 여기는 사장 방은 있는데, 거기 가면 아무도 방을 못 가진다”고 말했다. 안 교수가 사장 방을 없애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자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된다. 사장이라고 해서 높은 사람이 아니며, 여건만 다른 사람인데 뭐 따로 있을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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