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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죽음이 정치검찰과 족벌언론과 엠비가 공모한 정치적 타살임을 우리는 잘 안다(책 속에서)
원문주소 : http://blog.yes24.com/document/1518514
요즘 옛날의 역사, 아니 최근의 역사가 생각이 나게 만든다. 하긴 역사라고 하기에도 너무 짧은 과거의 일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그것을 읽지 못하고 있다. 겨우 권불오년인데 말이다. 레임덕이 되면 여당의원들이나 대선주자들은 현재의 대통령을 거의 욕을 하는 수준이 된다는 것을 왜 그들은 모르는 것일까. 이건 역사의식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않기 때문이다.
왕조시절에도 신하들이 임금에게 역사를 배울 것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일이 없다. 고사가 전하는 군군신신부부자자라는 말이 떠오르는 것이 요즘의 상황이다. 고사를 상고하는 일은 언제나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그런 고사에서 배워야 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 역사를 보면서 뻔히 앞으로 일어날 것이 예견되는데도 애써 무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모르는 것인지 정말 알 수가 없다. 다만 알 수 있는 것은 누군가를 위해서 일을 하는데 그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일간지 및 인터넷신문, 월간지 그리고 각종 블로그 등에 발표된 글 들 가운데 고인의 진면목을 밝히고 뜻을 잘 드러낸 글을 모아 편집한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추모집’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글이 실려 있고 그 내용들이 너무 좋으므로 나의 주장은 많이 빼려고 한다. 그들의 글을 읽으면 비록 글 내용 중 일부만 가져온 것이지만 나머지 글들의 내용도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교수들의 글 중에서 생각 외로 과격하다고 할 정도의 글들이 있어서 놀랐다. 책을 사기 전에는 홍세화나 진중권, 그리고 노동운동을 하는 쪽의 글들이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현직 교수들의 글에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의 죽음이 정치검찰과 족벌언론과 엠비가 공모한 정치적 타살임을 우리는 잘 안다는 정도의 표현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의 글쓰기의 반성이자 타산지석이라고 할 수 있어서 반갑고 고맙다.
농부의 마을을 가지시면 됩니다. 농부는 김매기 때가 되면 밭에서 잡초를 뽑아냅니다. 농부의 뜻에 따르지 않고 선량한 곡식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12쪽 2003년 어버이날을 맞아 고 노무현 대통령의 글 중에서). 일반적으로 농사는 세 가지 특성이 있다고 한다. 심은 대로 난다는 것, 오래 기다린다는 것, 심은 것보다는 많이 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식농사라고 한 이유도 알 것 같다.
지역적 기반도 없는 고졸짜리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에 정치 기득권 세력, ‘SKY 대학’으로 상징되는 학벌 기득권 세력, 조ㆍ중ㆍ동으로 대표되는 언론 기득권 세력의 열패감과 분노, 기득권과는 한참 거리가 먼 노무현 대통령은 이들에게 참으로 쉬운 노리갯감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해 더욱 쉽게 증오와 적개심을 표시할 수가 있었다. 그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이 특히 표독스럽고 잔인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48-49쪽 김평호 단국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의 글 중에서).
약탈국가란 무엇인가?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기구를 조직적으로 오ㆍ남용하는 행위, 다른 말로 하면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공공적 보호ㆍ규제 장치를 훼손시키는 행위를 일삼는 정부를 지칭한다. 약탈국가는 겉으로는 시장의 자유를 위해 규제를 철폐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해체된 규제, 약화된 규제의 틈새를 이용해 특정 집단에 특혜를 부여하는, 즉 공공의 영역과 시장을 동시에 약탈하는 존재이다(50쪽 김평호 단국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의 글 중에서). 이게 뉴라이트가 바라는 국가이다. 그들은 국가나 민족보다는 시장 운운하면서 특정 집단에게 이익을 주려고 한다. 그래서 일제시대를 미화하고 이승만과 박정희를 미화한다. 다시 한 번 그 시대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게 가능할까.
‘노무현 무시’의 백미는 전여옥이 했던 “대통령은 대학 나와야” 발언이다. 아무리 머리 독특한 전여옥이지만 얼마나 노무현이 미웠으면 대학 나오지 못한 수천만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각오로 그런 술 취한 시정잡배 같은 소리를 했을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를 미워했다. 아니 무시했다(59쪽 정희준 동아대학교 스포츠과학부 교수의 글 중에서). 전여옥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얼마나 일본을 안다고 일본은 없다 운운하는 책을 썼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잃어버린 10년’을 내세우며 앞선 정권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새 정권과, 새 정권의 충견 노릇을 마다하지 않는 검찰에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애초 기대할 수가 없었다. 검찰은 가학성에서 하이에나 같은 족벌언론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인가, 그들은 직접 추궁하는 대신 언론에 연일 수사기록을 흘리는 행위를 예우라고 생각했는지 모른다(71쪽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의 글 중에서).
고향에서조차 유배생활을 해야 했던 그분은 몸을 날려 정치 없는 세상으로 날아가셨다. 이것을 ‘서거’가 아니라 ‘자살’이라고 불러야 한단다. 그래, 더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라 불러야 한다. 커다란 슬픔과 뜨거운 분노로 그분을 보낸다. "원망하지 말라.” 그래, 우리는 저들을 용서하자. 그러나 결코 잊지는 말자(91쪽 진중권 중앙대학교 겸임교수의 글 중에서).
노 대통령의 서거에 이르기까지 이들 신문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언론 정화’임을 다시 한 번 절감한다. 흔히 정치권력ㆍ검찰ㆍ보수언론이 합작하여 노 대통령을 서거에 이르도록 한 것으로 지탄한다. 나는 그 중에서도 보수언론의 분별없는 보도ㆍ논평에 가장 책임이 있다고 본다(137쪽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의 글 중에서). 하긴 나도 지역 언론이 5만부를 발행한다면서 공격당한 적이 있다. 결국은 그 신문사가 문을 닫고 말았지만 마음의 피해는 무척 컸었다.
엠비MB집단은 촛불이 무서웠고 그를 죽여서만 꿈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어느 날 그와 촛불을 죽이는 것이 총과 칼이 아님을 깨달은 그들은 도덕성에 흠집을 내기 시작하였고 그는 결국 죽음을 맞았다. 그의 죽음이 정치검찰과 족벌언론과 엠비가 공모한 정치적 타살임을 우리는 잘 안다(150쪽 이도흠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글 중에서).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분이다. 존재했으되 활용되지 않았던 사회적 공론장은 촛불이 지나간 후 탄압의 대상이 됐다. ‘국민 스포츠’였던 대통령 씹기가 눈치와 울화의 대상이 됐다. 신자유주의적 욕망이 만들어낸 이 정부는 기득권의 탐욕만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상록수가 시든 자리에는 돈이 열리는 나무가 심어졌다(163쪽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의 글 중에서).
수천억 돈을 받고도,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청와대에 살았고, 여전히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데 왜 그가 떠나야 하는지. 그가 조금 더 뻔뻔했으면 좋았을 텐데. 바보 노무현(168쪽 김보경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의 글 중에서).
당시 부민협 창립 기념 강사는 다름 아닌 현 <월간 조선> 조갑제 편집장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월간 조선> 기자였다. 부산 YMCA 강당에서 열기로 한 이날 기념 강연은 300여 명의 경찰관과 기관원의 제지로 사실상 무산됐고, 경찰은 강사인 조씨를 근처 식당에 주최 측도 모르게 연금했다(196쪽 정재현 전 월간 말 기자의 글 중에서). 역시 극좌와 극우는 통하는 데가 있는 모양이다. 어떻게 이랬던 사람이 요즘은 저럴 수 있는지 이해하기에는 어렵다. 얼마 전에 이소선 여사의 글에서 본 김문수의 모습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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