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 전 의원의 최근모습. 연합뉴스 |
이희호 여사가 헌화를 마친 뒤 휠체어를 탄 한 노인이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영안실로 들어와 빈소에 헌화한다. 취재하던 기자들이 그의 얼굴을 금세 알아보지 못하고 당황해 한다. 누군가 "저 분이 DJ의 큰 아들 홍일씨"라고 귀뜸한다. 그제야 사람들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움을 표시한다.
충분히 그럴 만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김홍일 전 의원은 가끔 휠체어를 타기는 했지만 얼굴에 화색이 돌아 인심 좋아 보이는 호남형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 게다가 2007년까지 17대 국회의원으로 일하며 정정한 모습을 보였던 대중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빈소를 찾은 장남 홍일씨는 바짝 마른 몸에 스스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중증환자였다. 현재 그는 극심한 행동 및 언어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은 정면을 응시하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있었고 조화를 든 손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주변에 있던 동교동계 인사들은 그 모습을 차마 지켜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고 이희호 여사는 손으로 입을 가리고 나지막하게 울먹였다.
그간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홍일씨의 모습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빈소 방문 모습은 TV를 통해 전파됐다. 누리꾼들 역시 그의 모습에 깜작 놀라며 "DJ에 이어 아들의 모습까지 너무 안쓰럽다"는 반응이다.
[ 파킨슨병 앓고 있는 김홍일 전 의원 ]
● DJ, 집권 후반기 아들의 파킨슨병에 죄책감
파킨슨병은 나이 55세 이후 생기는 신경계 질환 중 치매 다음으로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파킨슨 병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에서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이 부족해지면서 생긴다고 알려졌다. 1948년생인 홍일씨는 올해 61세이다.
홍일씨의 파킨슨병은 2000년 들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DJ가 퇴임한 2003년 무렵에는 당뇨와 고혈압에 파킨슨 병까지 겹쳐 언어장애는 물론이고 장시간 한 자리에 앉아 있으면 몸이 굳어지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한동안 병세가 회복돼 의정활동을 할 정도로 의욕을 보였지만 2007년 이후 다시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한다.
그의 파킨슨병은 고문의 후유증이라고 결론 난 지 오래다.
홍일씨는 1971년과 1980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에 끌려가 고문을 받고 나온 뒤 다리를 절고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가누지 못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왔다.
때문에 김 전 대통령은 자신으로 인해 고초를 겪은 큰 아들에 대해 갖는 관심과 죄스러움은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한 언론인은 "DJ와 아들, 특히 큰아들 홍일은 정치적 이해보다 더 상위개념"이라고 전했다.
홍일씨는 거동이 불편해 아버지의 병세가 위중함에도 한동안 병실을 찾지 못하다가 지난 9일 의료진으로부터 위중하다는 말을 듣고 처음으로 세브란스 병원을 방문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홍일씨를 알아보지 못했으며 다음날 아내 이희호 여사를 통해 "어제 큰아들 홍일이가 왔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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