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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7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방북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했다.
ⓒ 민주노동당 제공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나라당과 MB에게는 독재정권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7일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경제 등 3대위기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강도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해 11월 15일부터 19일까지 조선사회민주당과의 정당교류 차원에서 20명의 방북단을 이끌고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방북단에는 강 대표와 곽정숙 의원, 이영순 자주평화통일위원장, 박승흡 대변인 등이 포함됐다.


방북을 마친 강 대표와 이영순 위원장, 박승흡 대변인은 같은해 11월 27일 오전 10시 30분 김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해 방북결과를 설명했다. 


당시 배석한 박승흡 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20일 "당시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남북관계, 경제 등 3대 위기를 처음으로 언급했다"며 "특히 민주주의 위기를 언급하면서 '이명박 정권이 독재정권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변인은 "역사적 맥락을 얘기하면서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독재정권의 피가 면면히 흐르고 그것을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독재로 회귀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하셨다"고 거듭 '독재정권' 발언을 확인했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작심하고 발언한 것 같았다"며 "이명박 정권을 향한 DJ의 신랄한 비판이 있었는데 발언 강도가 너무 세서 그대로 내보낼 수 없어서 '독재정권'관련 발언 등은 발표문에서 뺐다"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당시 발언은 이후 김 전 대통령의 MB정권 비판의 시발점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민주노동당의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강 대표가 방북했다가 DJ를 만났을 때 DJ가 이명박 정부를 독재정권이라고 아주 세게 비판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하기 전에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독재정권이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명박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비판한 대목은 DJ 측과 상의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리 국민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를 넘어뜨린 국민"


당시 박 전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에서 공식브리핑한 발언요지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먼저 남북관계 위기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이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파탄내고 있다"며 "비핵개방3000은 실패한 부시정책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대로 가면 김영삼 정부가 따돌림을 당했던 것처럼 통미봉남의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북미관계가 개선되는데 이 정권이 북한과 다투기만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위기와 그것을 막기 위한 '민주대연합론'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독재를 넘어뜨린 국민"이라며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시민사회가 단결해 민주연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을 믿고 단결해야 한다"며 "민주주의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도,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도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끝으로 김 전 대통령은 경제위기와 관련 "돈을 어디다 쓰느냐가 중요하다"며 "부자에게 줘봐야 소용없기 때문에 비정규직과 기초생활보장을 위해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강 대표 등이 지난 6월 '이명박 정권의 강압통치 중단과 민주주의 회복'을 내걸고 청와대까지 3보1배를 하자 강 대표에 "수고했다"며 직접 전화를 건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강기갑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규정하는 등 상당히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 민주노동당 제공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한다면 투쟁에서 성공할 수 있어"  


다음은 김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7일 방북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자신을 방문한 강기갑 대표 등에게 쏟아낸 발언을 정리한 것이다.


"지금 흐름을 보면 10년 전의 시대로 전체 흐름이 역전되는 과정이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크게 3가지다. 첫째는 민주주의 위기, 둘째는 경제위기와 서민고통, 셋째는 남북관계 문제다.



민주주의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은 이미 이승만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 등 세 독재 정권을 좌절시켰다. 이제는 그 누구도 독재에 성공할 수 없다. 지난 촛불시위의 의미가 아주 크다. 누가 선동, 조직, 권유한 것이 아닌데도 수십만이 거리로 나왔다.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지식을 누가 가지고 어떻게 확대하느냐로 권력이 바뀌어왔다. 봉건주의에서 산업혁명 단계마다 그러했다. 정보화 시대에 들어 인터넷 매체 등을 통해 국민들은 매일같이 공부하고 있다. 스스로 정부, 정당, 전 세계의 정보를 찾아보고 있고 쌍방향으로 주고받고 있다. 국민 전체가 지식인이 됐다는 말이다.



이런 국민 앞에서 독재가 있을 수 있나. 일시적 반동은 있겠지만 절대 후퇴는 없다. 그런데 앞장서서 외치는 사람이 필요하다. 길을 가르쳐줄 사람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그 역할을 정당이 했다. 이에 학생, 시민이 호응해 4.19 혁명, 6월 항쟁 등이 일어났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굳건하게 손을 잡고 시민사회단체 등과 손을 잡고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 역주행을 저지하는 투쟁을 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본다. 앞장서서 길만 열어주면 된다. 비관할 필요 없다. 국민을 이기고 독재할 사람은 누구도 없다.



부시 정부의 실패는 신자유주의 정책, 감세, 규제 해제로 시장조절에 실패한 데 있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아래층(서민층)에 혜택을 주는 정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긴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경기회복, 돈이 돌게 하는 것이다. 재정건전성이 문제가 아니라 돈을 풀어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돈을 푸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그 돈이 가진 자들의 손으로 가느냐, 밑으로 가느냐다. 비정규직 고용 문제, 기초생활보장 등으로 들어가야 한다. 국민을 먹여살려야 한다. 재정 적자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소비가 늘어야한다. 대중이 소비하면 장사가 잘 되고 공장이 잘되고 돈이 돌게 된다. 선순환되는 것이다. 경기 진작이 제일 중요하다. 수출이 어려운 조건에서 내수가 중요하다. 돈이 위(부유층)에 가는 게 아니라 밑(서민층)으로 가야 한다.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파탄내려고 한다. 성공 못한다. 다음달 6자회담이 재개되면 핵문제 2단계가 끝이 나고 3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대세가 (이명박 정부의)역행에 동조하지 않는, 순항으로 간다.



부시 정부는 지난 6년 동안 엄청난 실수를 했다. 북핵개발까지 오게 되지 않았나.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 정책은 부시 정부의 실패한 정책이다. 핵을 포기하면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이는 부시 대통령과 똑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다. 경제제재도 효과가 없었고 결국 6자회담이 진행됐고 민주당이 집권하지 않았나.



클린턴 전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전면적으로 지지했다. 햇볕정책은 쌍방이 서로 윈윈하는 정책이다. 거의 다 해결되는 분위기였는데 부시 대통령이 파탄시켰다. 아까운 6년의 세월이 흘렀다. 클린턴 정부 시절의 인사들이 오바마 당선자 주변에 등장하고 있다. 클린턴 정부의 인사들과 얘기를 많이 나눠봤는데 우리와 생각이 같다.



북한은 자신들의 말로 '친미국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내가 이야기했는데 2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째는 북한의 안전보장, 둘째는 경제 살리기기 아니겠느냐. 이것을 보장해줄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관계정립을 해야한다. (북측이) 그 확신이 있다면 미국에 특사를 보내라고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후에 조명록 차수와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만남 등이 진행됐다.



북한의 최대 소원은 미국과 관계개선이다. 핵이 밥을 먹여주겠나. 미사일이 집을 지어주겠나. 미국과 관계개선을 받아줄 정권이 오바마 정권이다.



이명박 정부는 무슨 수로도 역행하지 못한다. 만약 역행한다면 김영삼 정부 시절의 통미봉남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경수로 건설비용 46억불 70%를 부담하기로 해서 지금 이미 7~8억불이 지불됐다. 대화에는 끼지도 못한 채, 비용만 부담했다. 그것도 김영삼 정부는 북한에 직접 주지 못하고 미국에 줘서 미국이 이를 북한에 지불했다. 우리가 주지도 못하는 그런 사태가 올 수도 있다. 북미간에 관계가 개선되는데 어떻게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다투겠나.



민주주의와 남북문제는 결국은 잘되게 돼있다. 경제문제는 돈이 밑으로 내려가야 경제가 산다.



강권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신은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와 다르다는 착각도 가진다.



국민들이 야당을 걱정하고 있다. 야당이 뭉치고 힘을 합쳐야한다. 민주연합으로 단결해야한다. 숨을 길게 쉬어야한다. 망원경같이 넓게 보고 현미경처럼 깊게 좁게 보아야한다.



우리가 살길은 북측으로 가는 것이다. 지하자원, 관광, 노동력 등에서 북한은 '노다지'와 같다. 북미관계가 개선되면 우리가 덕 본다. 북한은 일본으로부터 배상도 받게 된다. 북한에 퍼주기라고 하는데 '퍼오기'가 된다. 북이 개성공단을 열었는데 우리가 문산이나 파주 등을 열었다면 어떻게 됐겠나.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산가족 상봉도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불과 200명이었다. 지금은 18000명이에 이른다. 얼마나 큰 인권문제이며 소중한 문제인가. 북한 또한 과거에는 냉정하게 대했는데 이제는 남측을 좋게 보고 이웃사촌처럼 대하지 않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륙간 철도가 연결되면 물류비용이 30% 절약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태평양의 물류거점이 된다. 물류가 일어나면 관광, 경제, 문화가 모두 일어나게 된다. 이런 것은 북한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유라시아 대륙이 노다지판과 같다. 길게 보면 이렇게 경제를 살려야하고 짧게는 밑(서민층)으로 돈이 돌게 해야한다.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가야한다. 폭을 넓혀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생각을 잘못하고 있다. 강경기조로 가는 것이 통치하는데 쉽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미국이 북한과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는데 이명박 정부가 어떻게 계속 (강경기조를) 할 수 있겠나.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우리 할 일을 제대로 해서 지지율이 올라가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도 바꿀 수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때 개성공단이 완공되면 35만 명의 인원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개성의 인구 규모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우려하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때 가면 남북관계가 확 달라져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숙소를 지어주기로 하게 된 것이다.



(삐라 문제에 대해) 상호 비방을 하지 않기로 남북이 약속했다. 그런데 우리가 약속을 안 지킨 것이다. 정부는 (비방을) 안하고 민간은 (비방을) 해도 된다는 게 합의인가. 사람 우롱하는 얘기와 같다.



오늘 참으면 내일 이길 수 있다. 국민에게 얘기한다면 우리 걱정은 말고 당신이나 잘하라는 말을 할 것이다. 느긋하지만 치열하게 준비해야한다. 뭉쳐야한다. 그러면 국민이 용기를 내고 나설 것이다.



우리가 초조할 것이 있나. 우리는 역사의 정도를 가는 사람들이다. 과거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회유를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내가 지금 협력한다면 일시적으로 살지만 역사 속에서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다. 역사 속에 영원히 살 길을 택한다고 했다.



우리는 국민을 위해 성공해야 한다. 역사 속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어찌하겠나. 성공해야한다. 국민들은 역사마다 독재정권을 좌절시켰고 우리들은 매번 이겼다. 우리가 왜 자신을 못 갖나. 국민을 위해 정도를 가는 것인데 시간문제일 뿐이다. 결국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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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양 金太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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