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 방학에 해치울까" 초등학생 남자 아이를 둔 학부모의 가슴에 해결하지 못한 또 하나의 방학숙제가 있다. 포경수술.
의학계에서는 수술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듯 보이지만, 평범한 부모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결정이다. 한 때는 유행같이, 한 때는 집단적으로 행해지기도 했던 포경수술을 우리 아이에게도 해줘야 할까, 안 해주면 큰 일 날까.
◆포경수술, 도대체 얼마나 하나
자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남성 중 약 60%, 20대만 보면 80% 이상이 포경수술을 했다고 한다. 고등학생은 90% 이상이라는 조사도 있다.
하지만 수치와 상관없이 결론은 같다. 우리나라 수술률이 어느 나라보다 높으며 이는 비정상적이란 사실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거의 모든 남성이 수술을 받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5% 미만이다.
한편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부모의 91.3%가 '포경수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유는 대부분 '위생 때문'이었다.
다만 포경수술에 대한 태도는 유행을 타는 경향이 심해 광주지역에서 실시된 최근 설문조사에선 포경수술이 필요하다는 학부모가 44.5% 수준이었다(표 참조).
또 태어나자마자 수술하는 경우도 지금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포경수술에 대한 '적극성'이 크게 떨어진 셈이지만 '언젠가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여전히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의사 54% "영아 포경수술 반대"
반면 의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한비뇨기과 개원의협의회가 4년 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영아 포경수술'에 54.5%의 비뇨기과 의사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절대 반대'는 아닌 것 같다. '적극 권유는 않지만 원한다면 안해줄 이유도 없다'는 표현이 보다 정확해 보인다.
의사들이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데는 미국소아과학회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이 학회는 1999년 포경수술이 의학적으로 '이롭지 않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신생아에게 권고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있다.
◆포경수술은 어떤 이익이 있나
포경수술은 각종 '감염'의 위험을 줄여주는 이익이 있다. 요로감염, 여성 파트너의 자궁암 발생 위험 등을 감소시켜 준다. 에이즈 등 성병 발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이익은 포경수술을 '부드럽게' 권장하는 측에서 제시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건강에 도움이 되니 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기에 대해선 "큰 상관은 없으나 신생아의 경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는 설이 있으므로 스스로 납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나이에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강하게' 반대하는 편에 속한 모 대학병원 비교기과 교수는 "수술보다는 얼마나 청결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단 것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결과"라며 "정상인 사람이 일부러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포경수술을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일부 개원의사들의 반발을 우려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포경수술을 하면 성기능이 더 좋아진다는 믿음도 근거가 없다고 한다. 이를 확인해 보려는 연구가 외국에서 진행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수술 받지 않은 남자의 성교시간이나 상대방 만족도가 높았다.
◆포경수술이 꼭 필요한 아이는?
성기를 감싸는 피부(포피)가 귀두 뒤로 제쳐지지 않는 상태(포경상태)가 지속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다.
소변이 나오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포피가 좁아져 있어도 수술을 해준다. 사실 포경수술이란 것 자체가 '포경'이라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시술법이다.
세균 감염으로 귀두와 포피에 염증이 생기는 귀두포피염을 치료한 뒤 재발한 경우도 수술 대상이다. 이 병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다섯 살 이하의 남자아이에게 잘 발생한다.
귀두포피염에 걸리면 흔히 '고추 끝이 아프다고 한다'거나 '빨갛게 부었다', '소변 볼 때 자꾸 보챈다'는 식의 호소를 하게 된다.
그렇다고 귀두포피염을 예방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는 게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의 설명이다. 적절한 위생상태를 유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확신이 안선다면?
국내외 의학계의 의견을 정리하면 포경수술은 어떤 '의학적 결정'의 대상이 아니라 '개인적, 종교적, 가족적' 문제로 바라봐야 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의료정보 포털 웹엠디는 포경수술에 대해 "당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모호하지만 의미있는 조언을 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에게 포경수술을 해줬거나 해주지 않았거나 "아이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는 말이다. 포경수술을 하든 안하든 아이는 잘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는 수술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어느 정도 정리된 듯 보이지만, 평범한 부모들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결정이다. 한 때는 유행같이, 한 때는 집단적으로 행해지기도 했던 포경수술을 우리 아이에게도 해줘야 할까, 안 해주면 큰 일 날까.
◆포경수술, 도대체 얼마나 하나
자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 전체 남성 중 약 60%, 20대만 보면 80% 이상이 포경수술을 했다고 한다. 고등학생은 90% 이상이라는 조사도 있다.
하지만 수치와 상관없이 결론은 같다. 우리나라 수술률이 어느 나라보다 높으며 이는 비정상적이란 사실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거의 모든 남성이 수술을 받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5% 미만이다.
한편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부모의 91.3%가 '포경수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유는 대부분 '위생 때문'이었다.
다만 포경수술에 대한 태도는 유행을 타는 경향이 심해 광주지역에서 실시된 최근 설문조사에선 포경수술이 필요하다는 학부모가 44.5% 수준이었다(표 참조).
또 태어나자마자 수술하는 경우도 지금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한다.
포경수술에 대한 '적극성'이 크게 떨어진 셈이지만 '언젠가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여전히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의사 54% "영아 포경수술 반대"
반면 의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한비뇨기과 개원의협의회가 4년 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영아 포경수술'에 54.5%의 비뇨기과 의사들이 반대했다.
하지만 '절대 반대'는 아닌 것 같다. '적극 권유는 않지만 원한다면 안해줄 이유도 없다'는 표현이 보다 정확해 보인다.
의사들이 소극적 태도로 돌아선 데는 미국소아과학회의 결정이 영향을 미쳤다. 이 학회는 1999년 포경수술이 의학적으로 '이롭지 않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신생아에게 권고해서는 안된다고 못박고 있다.
◆포경수술은 어떤 이익이 있나
포경수술은 각종 '감염'의 위험을 줄여주는 이익이 있다. 요로감염, 여성 파트너의 자궁암 발생 위험 등을 감소시켜 준다. 에이즈 등 성병 발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이익은 포경수술을 '부드럽게' 권장하는 측에서 제시하는 논리이기도 하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건강에 도움이 되니 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기에 대해선 "큰 상관은 없으나 신생아의 경우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는 설이 있으므로 스스로 납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나이에 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강하게' 반대하는 편에 속한 모 대학병원 비교기과 교수는 "수술보다는 얼마나 청결하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단 것은 공식적으로 밝혀진 결과"라며 "정상인 사람이 일부러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포경수술을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일부 개원의사들의 반발을 우려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포경수술을 하면 성기능이 더 좋아진다는 믿음도 근거가 없다고 한다. 이를 확인해 보려는 연구가 외국에서 진행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수술 받지 않은 남자의 성교시간이나 상대방 만족도가 높았다.
◆포경수술이 꼭 필요한 아이는?
성기를 감싸는 피부(포피)가 귀두 뒤로 제쳐지지 않는 상태(포경상태)가 지속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청결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에 취약하다.
소변이 나오는 것을 방해할 정도로 포피가 좁아져 있어도 수술을 해준다. 사실 포경수술이란 것 자체가 '포경'이라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시술법이다.
세균 감염으로 귀두와 포피에 염증이 생기는 귀두포피염을 치료한 뒤 재발한 경우도 수술 대상이다. 이 병은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다섯 살 이하의 남자아이에게 잘 발생한다.
귀두포피염에 걸리면 흔히 '고추 끝이 아프다고 한다'거나 '빨갛게 부었다', '소변 볼 때 자꾸 보챈다'는 식의 호소를 하게 된다.
그렇다고 귀두포피염을 예방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미리 할 필요는 없다는 게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의 설명이다. 적절한 위생상태를 유지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확신이 안선다면?
국내외 의학계의 의견을 정리하면 포경수술은 어떤 '의학적 결정'의 대상이 아니라 '개인적, 종교적, 가족적' 문제로 바라봐야 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의료정보 포털 웹엠디는 포경수술에 대해 "당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는 모호하지만 의미있는 조언을 하고 있다.
자신의 아이에게 포경수술을 해줬거나 해주지 않았거나 "아이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는 말이다. 포경수술을 하든 안하든 아이는 잘 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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