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음반 열풍, 지속 가능한 이유는? | |||||||||
입력 : 2009-03-10 14:50:07 | |||||||||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가수 서태지가 다시 한번 음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서태지 8집 두번째 싱글 ‘아토모스 파트 시크릿’이 발매된 10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 점 앞은 음반을 사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모여든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 가운데는 밤을 새서 기다린 팬들도 있었다. 교보문고 내 핫트랙스 매장 출구인 광화문 역사는 음반 매장 개장 한 시간 전부터 200여 명이 넘는 팬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개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100m는 족히 넘어 보이는 긴 행렬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풍경은 서태지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겐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지난해 서태지가 4년 만에 8집 첫 싱글 ‘모아이’를 발매한 날도 그랬고, 서태지의 새 음반이 나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같은 풍경이 되풀이되어 왔다. 이같은 일은 이제 서태지 음반 발매일을 기념하는 통과 의례로도 여겨질 정도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 의미가 여러모로 남다르다. 시장 자체가 음반에서 디지털 음원시장으로 개편된지 오래이고 어느 누구 한 사람이 아닌 가요계 전체가 음반 불황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유독 서태지만이 음반시장 불황의 여파를 피해갈 수 있었던 걸까. 서태지는 지난 2007년 음반시장이 음원시장의 6분의 1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지난 해 발매한 싱글 ‘모아이’로 2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물론 1990년대만 해도 ‘100만장’ 가수였던 가수 서태지의 명성에는 현격히 못미치는 수치다. 하지만 2007년 이후 ‘10만장’ 돌파가 음반 대박 기준으로 바뀐 현실에서는 평가가 달라야 한다. 이번 싱글 또한 선주문만 ‘10만장’을 기록했고 새 싱글 발매 당일 서울 광화문 교보 핫트랙스의 경우는 두 시간 만에 1000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서태지의 음반을 사갔다. 서태지가 이처럼 음반 판매에서 강세를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데뷔 16년간 확실히 다져온 팬층이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음원 시대에 음반을 구매한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에 대한 일종의 ‘경의’를 표하는 행위가 됐다. CD를 산다는 것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것을 넘어 앨범 재킷에 담긴 디자인과 글 등을 보며 해당 가수의 모든 것을 즐기는 행위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간편하게 음원으로 들을 수 있음에도 음반을 구입한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가수의 음악에 대한 신뢰와 충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해 음반 판매 ‘50만장’을 돌파한 동방신기도, 별다른 음악 활동 없이 ‘10만장’을 돌파한 김동률도 그들의 음악을 지지하는 확고한 팬층이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음반판매가 가능했다. 적극적인 팬덤으로 유명한 서태지의 팬들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이날 교보문고 광화문점 핫트랙스 매장에서 만난 한 여대생은 “서태지의 음악을 가장 먼저 그리고 음원 조각이 아닌 CD라는 완전체로 듣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여대생은 음반 발매 하루 전인 9일 밤부터 서태지의 새 싱글을 사기 위해 매장 앞을 지켰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밤새 줄을 서며 음반을 사는 풍경은 서태지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고 말할 정도로 서태지 팬들의 충성도를 높게 샀다. 서태지만의 신곡 유통 과정도 팬들의 음반 판매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서태지는 대부분의 가수들이 음반 발매에 앞서 온라인으로 음원 선공개를 하는 것과 달리 ‘선음반 발매, 후음원 공개’ 방식을 고집해왔다. 이번 새 싱글의 경우도 음원은 음반 발매 후인 오후부터 인터넷에 공개된다. 한시라도 빨리 서태지의 음악을 듣고 싶은 팬들은 그래서 직접 발품을 팔아 음반 매장에서 CD를 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음반 발매시마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축제를 벌이고 있는 서태지와 팬들. 이들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음악적 유대감을 형성해가며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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