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직전에도 “민주주의 후퇴”…MB정부에 경고 | |
마지막까지 ‘민주주의 화두’ “가만히 있으면 존경받겠지만 그냥 넘길 수 없어” 병중에도 범민주진영 연대 촉구 등 격정적 발언 | |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문제를 끝까지 자신의 화두로 붙들고자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후퇴와 역주행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자 찾아온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 9개월’을 “10년 전의 시대로 전체 흐름이 역전되는 과정”, “역주행”이라고 처음으로 표현했다.
이런 발언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통해 진전된 민주화의 성과가 흔들리는 사태에 눈감기 어려웠던 까닭으로 읽혔다. 그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가만히 있으면 그냥 존경받고 아무 소리도 듣지 않겠지만 민주화를 위해 반세기 동안 투쟁한 사람으로서 이런 문제들을 그냥 넘길 순 없다는 뜻을 종종 말씀했다”고 전했다.
측근들에 따르면 김 전 대통령은 재야·시민사회 지도자들과 두루 의견을 나누면서 ‘민주주의 회복’ 방도를 구체적으로 고심했다고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어떤 선언’을 함께 하는 방법도 이런 맥락에서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김 전 대통령이 큰 슬픔을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시 “내 몸의 반이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격렬한 반발로 김 전 대통령은 한동안 정치공방의 한복판에 섰다. 서울 동교동 김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항의시위가 연일 벌어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항의시위에 시달리는 것은 괴로울 법한 일이다. 김 전 대통령은 매일 오후 4시 ‘동교동 회의’ 때마다 비서진한테 “오늘은 어떤 단체가 몰려왔는지”를 묻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게 힘든 일이지만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각오도 했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사람으로서 더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은 전했다.
그러나 몸이 날로 쇠약해지는 데 따른 고뇌와 번민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6월25일 한명숙·이해찬 전 총리 등 6·15 공동선언 9돌 기념행사 준비위원들과 함께 한 오찬에서 “요즘 잠들기 전 아내의 손을 잡고 ‘우리나라에 위기가 닥쳤는데 내가 체력적으로 힘들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최대한 내가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말하는 중간마다 감정에 북받쳐 목이 메어 울먹였다고 한다. 자신의 역할이 다하고 있음을 예지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남겼다. 그로부터 보름여 뒤인 7월13일 그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다. 김재홍 교수(경기대 정치학)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대열의 전면에 김 전 대통령이 직접 서진 않았지만 상징적 구심점 역할을 해온 것도 사실”이라며 “그의 서거로 범민주개혁평화 진영에 일정 기간 리더십의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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