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을 살펴보면(사실 아침에 잘 출근안하지만 ㅋㅋ) 걷는 사람들이 정말 없습니다. 죄다 뛰고 있죠. 제가 부산에서 살다가 처음 서울와서 살면서 가장 놀란 것은 사람이 무진장 많다는 것이고, 그 다음 놀란 것은 사람들이 무지 바쁘게 뛰어 다닌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제가 느끼기에 서울은 부산보다 빠른 세상입니다. 길가는 아무 사람이나 붙잡아 놓고 물어본다면 아마 십중 팔구는 시간이 없어어 뛴다고 말할겁니다. 그들은 똑똑하고 교육을 많이 받고 시간 관념이 철저하지만 늘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모르죠. 그들은 시간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늘 시간관리 서적을 끼고 살죠. 하지만 늘 그들은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런 그들에게 권해주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 "시간의 놀라운 발견"입니다.
제가 적어도 이 책이 상콤하다고 느낀 단 하나의 이유는 내용이 진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읽은 수많은 시간 관리 책의 내용을 딱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할일을 순서대로 목록에 적는다.
그것들을 세분화한다.
개별 작업의 중요도를 표기한다.
개별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추정한다.
그것을 소팅한다.
위에서부터 하나씩 처리한다.
그 많은 책들이 단지 저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수 백 페이지를 낭비하는 것을 보면 정말 진짜 현기증이 날 지경이죠. 그런데 더 심각한 상황은 지금도 서점에는 저런 내용을 강조하는 책이 매일 수 십권씩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하여튼 요지는 이 책은 다르다는 겁니다. 적어도 저런 진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과학적입니다. 철저하게 과학적인 사실에 입각해서 내용을 적고 있습니다.
이 책은 누구나 한 번 쯤은 가져보았을 범직한 왜 즐거운 시간은 빨리 지나가는지, 왜 회의 시간은 길게 느껴지는지,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에 대해서 과학적인 입장에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궁금했던 분이라면 더더욱 읽어보면 좋겠죠.
재미있는 내용은 책의 148쪽을 보면 텔레비전 패러독스라는 부분이 나옵니다. 텔레비전을 보면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가 텔레비전의 변화하는 화면은 우리를 그곳에 끊임없이 집중시키기 때문이라고 나옵니다. 반면에 그것을 보는 동안 우리에게는 아무런 기억도 남지 않기 때문에 기억이 없는 지대를 만든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텔레비전이 해롭다는 내용이죠.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저는 텔레비전을 별로 보지 않고 컴퓨터 게임을 많이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컴퓨터 게임또한 끊임없이 집중시키지만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끊임없이 개입되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안심하고 있는데... 바로 다음 문단의 내용이 저를 두 번 죽이더군요.
독일의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가 '텔레비전 패러독스'라고 명명했던 시간의 축소 현상은 컴퓨터 게임을 즐길 때 더 분명하게 다가온다. 컴퓨터 게임은 집중력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컴퓨터 게임을 하다 보면 얼마나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거나 엄마가 그만하라고 소리를 질러야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을 깨닫고 그만두게 된다. 그런데 컴퓨터 게임을 중지한 후에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블랙홀이 삶의 일부분을 집어삼켜버린 것처럼 말이다.
책의 내용은 두 가지 분명한 사실을 제시합니다. 집중을 하는 동안의 시간은 빨리 가는 것처럼 느낀다. 우리의 주의가 시간에 있지 않기 때문이죠. 새로운 경험의 개수는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길이와 비례한다. 어린 시절은 새롭게 경험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길게 느껴지는 것이죠. 이런 맥락에서 현재에 집중하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은 보다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은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도 다른 부분들을 관찰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매일 똑같은 지하철 출근길이라 하더라도 그 곳에 타는 사람들은 매일 틀립니다. 오늘 지하철에 나의 천생연분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지하철을 타라는 것이죠. 그 곳에 있는 사람들, 그 상황에 집중하면 보다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잠자리에 누울때 오늘 하루 머했지 하고 생각해보면 적어도 지하철에 서있던 상콤한 아가씨의 얼굴은 떠오르겠죠. 이게 아닌뎅 ㅠㅠ
저자의 다른 책인 "행복의 공식"과 "우연의 법칙"도 상당히 기대가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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